Lee Ji Hoon
solo exhibition

2022.08.27.sat - 10.22.sat

spectrum gallery

 잠시 주변을 둘러보자.


잠깐 동안 얼마나 많은 감각과 생각이 교차되었는가?


각자의 상황, 혹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,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감각과 사유의 메커니즘은 지체 없이 시동을 걸었을 것이다. 그 순간에서 자신이 무엇을 보고,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. 지금 상기시키고자 하는 것은 그 과정을 인지하는 것 그 자체였으니. 그러한 감각과 사유의 연계성은 인간의 반사적 신경계활동이자, 지나온 시대와 문명의 공통된 변화의 원리로 자리 잡아왔다. 주어진 상황을 지각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과정은 생명체들의 기본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,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현재의 인간과 문명적으로 경쟁하지 못 했던 것은 사유의 발달과 정보의 문제였다. 유기체 중에서 체계적인 학습과 정보의 전달이 대를 내려오는 종은 인간이 유일했으며, 인과적으로 발달하는 기술과 매체에 결합되어, 우리의 입장에서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.

 그 결과, 우리의 물리적 신체는 과거와 유사할지라도 기술과 미디어로 활용할 수 있는 세계의 팽창이 도래하였고, 그로 인해 물리적 거리가 소실되는 것과 같은 역설에 놓이는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가속화되고 있다. 이러한 정보와 현실 이상의 현실적 수용은, 실제로 내 몸 앞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으로서 물리적 시공간의 한정보다는 지각과 사유의 영역으로 처리된다. 즉, 데카르트 이후로 근대까지 정설처럼 내려왔던 보여지는 것과 보는 것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지각의 절대성은, 이 시대에 와서 존재와 지각의 불확실성으로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. 결국 지금의 시대는 모호해진 만큼이나 분절된 가치판단과 해석을 생산해내었고, 이지훈 작가의 작업세계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이 시대의 또 다른 지향점으로 진행되며, 지금의 에피스테메(episteme)를 ‘Overflow’로 풀이한다.

 그에게 있어서 현재는, 주체할 수 없는 과잉으로 유발되는 오류의 인간상으로 정형화되어있는 세계다.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, 기술과 과학의 분야는 그것이 발전인지 과도한 욕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화를 만들어냈다. 앞서 말했듯이 그에 따라 생산되는 방대한 분량의 정보들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정교하고 빠르게 사람들에게 지각되어, 이전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데이터와 이미지에 연결되어 있는 보편적 인간들을 육성했다.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들은 조금만 손가락을 움직이면 이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보여줄 듯하고, 상대가 어디에 있든지 신호만 닿는다면 지구 상에서 소통하지 못할 공간은 말소된다. 그뿐만 아니라 눈을 뜨고 있어도 주변 풍경을 인지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를 가지게 된 이동 수단의 다양성들은 이전까지의 지각 경험을 넘어 팽창된 지각과 사유의 장을 이루게 되었다. 확장된 신체의 영역은 사람들에게 착각을 구체화시켰다.

 이장로 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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